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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성의 '목소리'를 과소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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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22 12:44:23

 :  관리자   
[SBS funE | 김지혜 기자] 정우성은 좋은 목소리를 가진 배우다. 잘생긴 외모에 가려 간과하고 있지만, 사실이다. 그는 편안하고 따뜻한 음성을 소유하고 있다.

“나에겐 꿈이 없었다."

영화 '비트'(1997)를 본 관객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 마디다. 정우성은 방황하는 청춘 '민'의 내면을 내레이션으로 전달했다. 목소리의 힘이 발현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 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로부터 21년, 정우성의 목소리가 스크린 안팎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세월호 영화로 불리는 '그날, 바다'(감독 김지영, 제작 프로젝트 부)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연기의 도구로서 목소리를 쓴 것이 아니었다. 봉인된 진실을 추적하고, 수상한 의혹을 데이터로 검증하는 과학 다큐멘터리에서 정보 전달자 역할을 했다. 영화는 개봉 일주일 만에 전국 관객 26만 명을 돌파해 정치·시사 다큐멘터리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사회를 향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던 대중도 귀를 열기 시작했다. 정우성의 두 목소리, 음성으로서의 목소리와 견해로서의 목소리를 조명해봤다.

◆ 낮지만 호소력 짙은 '음성'

좋은 음성이 꼭 탁월한 발음과 발성을 담보하진 않는다. 정우성은 고성을 낼 때 발음이 뭉개지고 발성이 흔들리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탁성은 그의 연기 인생에서 전기가 된 영화 '아수라'(2016)에서 두드러졌다.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하고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반전과 같은 놀라움을 안겼다. 정우성의 음성에 실린 정서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그것과 일치하는 느낌마저 받았다.

'그날, 바다'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던 유조선 두라에이스의 시선으로부터 출발한다. 배는 45도 이상 기울었지만 뒤늦게 도착한 해경을 구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 이 이상한 풍경은 정우성의 차분한 목소리에 의해 전해진다. 이어진 묵직한 한마디는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정상적인 항해였다. 끝까지 그.랬.어.야. 했다."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는 정도(正道)를 지킨 내레이션이었다. 영화를 구성하는 6개의 챕터는 사건에서 시작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순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의 흐름에 맞춰 정우성은 음성의 강약, 감정의 고저를 조절했다.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지점에서는 차분하고 정확하게, 사건의 전개상 하이라이트가 된 지점에서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수면위로 드러난 잘못, 미심쩍은 의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짚었다.  

영화를 연출한 김지영 감독에 따르면 정우성은 총 3회차의 녹음을 했다. 연예인을 내레이터로 섭외할 경우 보통은 한 번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마련이다. 나머지 2회차는 정우성의 자발적 요청으로 추가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모든 녹음을 마치고 뒤풀이를 하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정 부분을 이야기하다가 (정)우성 씨가 "감독님! 그럼 그 부분은 뉘앙스를 좀 다르게 하면 좋지 않을까요?"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녹음실 대표에게 "밤늦은 시간이지만 혹시 기계를 재부팅할 수 있을까요?"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분이 된다고 말하니 벌떡 일어나더라. 우리도 우르르 따라 나갔다. 녹음실에 도착해 구성 대본을 꼼꼼히 보면서 다양한 버전으로 다시 녹음했다. 그렇게 탄생한 내레이션이다. 세월호 진실규명에 높은 관심이 있는 배우가 열과 성을 다해 해줬기 때문에 내레이션이 관객에게 정서적인 터칭이 됐다고 생각한다."

제작자가 밝힌 정우성 섭외 후기도 흥미로웠다. 김어준은 "그날, 바다'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차가운 이성의 힘으로 접근하는 영화다. 관객들이 딱딱하게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감 있게 끌고 가려면 내레이션은 배우가 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목소리에 힘이 있는 배우가 내레이션을 했으면 했다. 정우성은 1순위였다. 그러나 배우들이 세월호 관련 영화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걸 알기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줄까 싶더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우성씨, 제가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데 내레이션을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1~2초 만에 "네. 할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도 어떤 추가 설명도 하지 않았고, 우성 씨도 어떤 질문도 없이 바로 수락해줬다."고 회상했다. 정우성은 노개런티로 자신의 음성을 영화에 실었다.

◆ 상식을 말하는 선명한 '견해'

정우성의 목소리가 화제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터였다. 2016년 11월 런던에서 열린 영화제에 참석한 정우성은 기자회견 중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간 것을 아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가요?"라고 반문했다.

자신에 관한 뜻밖의 뉴스에 놀랐지만 이내 마이크를 잡고 "사람은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사는 게 제일 좋지 않나 싶어요.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살아야죠. 이해의 충돌은 늘 어느 시대에나 있는데 그 시대의 기득권 세력이 무언가를 요구하고, 그 요구에 저항하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죠. 신경 쓰지 마세요. 그건 그들이 만든 거에요.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거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중략)

그러나 정우성은 목소리를 내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비교적 정치적 편향성에서 자유로운, 상식에 관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응원하고,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관한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한 목소리다. 지난 19일에는 4.27 남북정상회담 평화협정 기원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영향력과 파급력을 수치화 할 수는 없다. 크게 든 작게 든 정우성의 목소리는 대중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시선은 앞으로도 공존할 것이다. 목소리를 내기로 한 이상 본인이 수용하고 감내해야 한다.

'연예인은 공인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은 나뉜다. 공인이라고 한들, 상식의 문제와 타당한 가치관을 피력하는 것이 문제일까. 누구나 자유롭게 정치적 견해를 밝히고, 그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날, 바다'를 작업하며 '인간 정우성'을 짧게나마 경험한 김어준은 특유의 냉소적인 입담으로 그를 평가했다.

"사람이 지나치게 멋있어요. 그게 불만입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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