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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성의 공심(公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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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4 09:36:37

 :  관리자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정우성의 이미지는 꽤 다양하다. 그간 정우성은 ‘강철비’ ‘더 킹’ ‘아수라’ 등의 작품에서 묵직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부터 ‘증인’ ‘나를 잊지 말아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강인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모습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캐릭터 소화를 선보여왔다. 또 그런 그가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최고 권위자 대통령 역할로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정우성의 주연작 ‘강철비2’(감독 양우석·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 이하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극 중 정우성은 대한민국 최고 대통령 한경재 역을 맡았다. 한경재는 평화협정을 위한 책임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따스한 인간미로 이야기를 이끄는 인물이다.

그간 꾸준히 평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던 정우성. 그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등을 도맡아 인류의 평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번 작품 역시 남북한의 평화를 주 쟁점으로 다룬 만큼 정우성에게는 큰 무게감을 선사했다. 정우성이 시사회에서 작품을 본 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우성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분단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망각하는 사람도 있다. 또 우리의 불행을 이용하는 세력들도 있다. 영화를 본 후 여러 가지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래서 벅찬 마음이 들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던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면 전작 ‘강철비’에서 북한군 연기로 호평 받았던 정우성이 ‘강철비2’라는 시리즈물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작품 선택에 제한을 두려고 하진 않는다. 굳이 내가 안 해도 되는 것은 포기한다. 반면 새로운 관점의 시도 혹은 도전의 여지가 있는 것은 비슷한 장르여도 해보고 싶고 하게 된다”면서 “시리즈나 프랜차이즈 장르는 히어로, 코미디물이 많다. 스토리의 연장선이 아닌 후속작은 처음이다. ‘강철비’의 주인공이 한반도였다면 ‘강철비2’는 정상회담이 주인공이다. 신박한 아이디어라 생각이 들었다”며 출연 계기를 전했다.

정우성의 말대로 ‘강철비2’의 주 이야기는 남북평화다. 다만 국제 정세를 직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미 대통령과 북 위원장, 그 외 중국과 일본의 정상들의 갈등을 모두 담는다. 그 가운데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자국의 일임에도 홀로 부유하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한다. 이를 두고 정우성은 “촬영을 하며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외롭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는 너무 무기력했다. (극중)외롭고 고뇌가 많지만 당사자의 소리를 못 내기 때문에 참아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처럼 고뇌가 많은 인물인 덕분일까. 영화 속 한경재는 시시때때로 깊은 한숨을 뱉는다. 들릴 듯 말 듯한 한숨에는 캐릭터의 짙은 고뇌가 담겨있다. 실제로 한숨을 쉬는 연기를 연습하진 않았다는 정우성은 “사실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계속 인내하기 때문에 극 중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나 역시 한숨을 쉬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호흡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이를 먹어가며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정세와 역사에 관심이 깊어졌다고 밝히기도. 다만 정우성은 정치와 사회적인 이미지에 대해 부담스러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두고 “(정치적 진영과 관련된)이미지를 갖고 있진 않는데 부각을 시키는 시선이 있다. 나는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편향된 의식을 주입시킬 필요가 없다. ‘강철비2’ 한경재 역시 제 의도가 담기지 않았다.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대변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그저 나는 정상회담에 임하는 동안 한경재의 철학을 계속해서 강화시키려 했다. 그렇기 때문에 양우석 감독에게 캐스팅 초반에 나를 감당할 수 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며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작품은 대한민국 대통령인 한경재(정우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은근한 압박과 북 위원장(유연석)과 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의 기싸움 등 해결되지 않는 일련의 사건들에서 한경재는 한 걸음 물러나 사건을 바라본다.

이처럼 한경재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두고 ‘우유부단’하다는 관객들의 평가가 있다. 이에 “영화 속 한경재의 우유부단함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평화협정에 사인하는 당사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시밭길을 걷듯 조심스럽다. 뒤에서 쫓아가는 모습이 최대한이다. 그만큼 간절한 바람으로 몰아간다”고 말했다.

“사실 어려웠던 장면은 하나도 없었다. 배우로서 감당할 필요가 없는 걸 감당해야할 때가 어려운 것이다. 내가 감당해야할 연기였으니 어려운 게 아니었다. 끝나고 나면 모두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었다는 기억이 없다.”

정우성은 ‘강철비2’에서 한경재와 북 위원장 조선사과 미국 대통령 스무트 간의 긴장감이 흐르는 기류가 변화됐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정우성에겐 세 사람의 분위기를 한 번에 바뀌게 만든 스무트의 코믹한 생리 현상 장면이 인상 깊었다고. 그는 “앰버스가 가스를 확 뿜어낸 현장에서 서로에 대한 예의와 격식 등 모든 것이 허물어졌다. 묘한 작용이었다. 인간으로서 신체적 작용에 대해 속 편하게 표현한다. 이 장면에서 스무트는 그 좁은 공간에서 본성을 나타내려는 자신감이 있다. 반면 조선사은 결정권자이면서 우유부단하다. 그런 사람들의 조합이다. 역사적인 사건의 전달이 끝자락에 있다. 진실을 이야기하면 강요가 된다. 양우석 감독의 똑똑한 선택이 담긴 장면”이라며 감독에 대한 굳은 신뢰를 내비쳤다.

특히 남북한 정상이 서로를 의지하고 또 굳은 믿음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유연석과의 ‘정상 케미’가 돋보이기도 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호흡을 맞춘 유연석에 대해 “첫 리딩할 때 처음 봤다. 캐스팅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유연석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게 됐다. 그간의 이미지와는 다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도 우려를 깨고 캐릭터의 흔들림을 표현했다. 배우로서 그가 어떻게 캐릭터에 접근하고 고뇌하는지 보니까 마음이 가더라. 참 예쁜 후배”라며 애정을 과시했다.

그렇다면 정우성은 ‘강철비2’로 하여금 관객에게 어떤 여운을 남기고 싶었을까. 그는 “영화의 결론은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 모두 이 이야기의 당사자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결정을 강요하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질문이 아니다. 관객 스스로 당사자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성이 생각했을 때 국제 정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인식이다. 그 어떤 강력한 무기보다 핵심적인 것은 바로 국민의 인식과 안보라고. 이에 “무장을 하는지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깨닫는 것이 가장 큰 무기다. 정치적 해결이 필요한 것이라는 관조적 입장이 되면 어떤 무장을 해도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모두가 내 일이라는 자각을 했을 때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며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관객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저 잘 즐기기 바랄 뿐이라면서도 “작품이 끝난 후 답답하고 먹먹해지는 감정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되새긴다면 좋겠다”며 바람을 덧붙였다.

정우성은 자신의 사회적 영향력을 톡톡히 알고 있는 배우다. 자신이 지향하는 소신과 신념을 묵묵히 드러내며 많은 이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작품 속 한경재와 그가 걸어가는 길이 맞닿아있다고 느낄 법도 하다. 그는 인터뷰 도중 어떤 직업이든 공심(公心)을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심에 치우치거나 자신의 공심에 대해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고민하고 가치관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다. 캐릭터의 설명이지만 어쩐지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정우성은 연기자 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심을 갖고 꾸준히 움직이는 중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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