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전지현 주연의 멜로 영화 <데이지>가 두 달 넘게 이어져 온
시대극 흥행 릴레이에 종지부를 찍었다.
쇼박스의 배급으로 지난 9일 서울 88개, 전국 381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데이지>는 첫 주말 사흘동안 서울에서 15만여 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전야제를 포함한 첫 주말 전국 누계는 60만 5천여 명. 먼저 흥행에 성공한 <음란서생>에 비하면 그리 강력한 오프닝은 못되지만 극장가가 비수기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썩 괜찮은 시작이다.
역시 정우성-전지현 흥행 커플이 만들어낸 기대감이 호기심 관객들을 대거 끌어 모으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주말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과 <로망스>, <방과후 옥상> 등 한국영화 세 편이 동시 출격하며 삼면 협공에 나설 예정이어서 <데이지>로선 한 주 만에 롱런 흥행의 최대 고비를 통과하게 될 전망이다.
<왕의 남자>의 바통을 이어 받아 새로운 흥행 가도에 접어들 것으로 보였던 <음란서생>은 <데이지>의 출현과 더불어 2주간의 천하를 마감하고 2위로 내려섰다.
서울 80개 스크린에서 9만 4천여 명을 추가한 <음란서생>은 개봉 3주차 전국 누계를 232만여 명(350개 스크린)으로 늘려, 다음 고지인 300만을 향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왕의 남자>, 끈질기다!
한 주 전 최고 흥행작 반열에 올라선 <왕의 남자>는 여전히 지칠줄 모르는 뒷심을 발휘하며 끈질기게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데이지>의 등장으로 한 계단 내려서긴 했지만, 쉽게 하락세로 접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울 44개 스크린에서 4만 9천여 명, 전국 206개 스크린에서 16만 8천여 명의 주말 관객을 보태, 전국 누계는 1208만 명이 됐다. 지금부터는 계속해서 흥행 기록을 새로 쓰게 되는 셈이니, <왕의 남자>의 기록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는 그야말로 '아무도 모른다.' 지금 상황이라면 1300만 명도 넘볼 기세다.
<앙코르> 아카데미 특수?
리즈 위더스푼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앙코르>가 오스카 특수를 탄 덕분인지, 첫 주말 4위로 데뷔했다.
'아카데미 수상=흥행'의 등식이 성립되던 몇 년전의 극장가 분위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이제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4위 등극만 해도 꽤 잘 든 셈이 됐다. 서울 36개 스크린에서 4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전국 120개 스크린을 확보한 첫 주말 10만 9천여 명의 누계 관객수를 기록했다.
<브로크백 마운틴> 정중동의 흥행세
역시 아카데미 후광 효과를 등에 업은 <브로크백 마운틴>도 한 계단 내려서긴 했지만 흥행세가 꾸준한 편이다. 서울에서 3만 5천 명을 동원, 2주차 전국 누계를 25만 명으로 늘렸다(서울 23개, 전국 70개 스크린). 이런 비수기 상황에서도 1521명의 스크린당 관객수를 기록한 것을 보면,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지지도가 꽤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배급이 아닌 관객의 선택, 스크린당 관객수
흥행 1위를 차지한 <데이지>를 제외하곤 스크린당 관객수 면에서 <브로크백 마운틴>과 <메종 드 히미코>가 상위권에 랭크됐다는 점은 배급 변수를 제외한 순수한 관객 지지도라는 측면에서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부문 3위를 차지한 <메종 드 히미코>의 경우엔 주연 배우 오다기리 죠와 이누도 잇신 감독의 뒤늦은 내한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왕의 남자>에 이어 가장 오래 순위권에 생존 중인 이 영화는 개봉 7주차인 지난 주말까지 7만 8천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편, 개봉 4주차를 맞아 순위가 3계단이나 급락한 <구세주>(서울 33개, 전국 200개 스크린)는 전국 관객 177만 명을 기록해 순위권 밖으로 사라진 <흡혈형사 나도열>의 182만 명을 5만 명차로 바짝 뒤쫓으며 막판 추월을 시도하고 있다.
[알림]
*이 박스오피스에서의 영화 흥행 순위는 금, 토, 일 주말 사흘 동안의 서울 관객 동원 기록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스크린당 관객수는 서울 관객 총수를 서울 스크린수로 나눈 값으로, 한 개 상영관에서 동원한 평균 관객수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단, 상영 횟수 등의 변수는 고려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도표 상의 관객 점유율은 표본상의 점유율이므로 실제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각 영화 간 흥행세의 상대 비교를 위한 수치로 여겨 주시면 되겠습니다.
*FILM2.0의 박스오피스 집계와 기사를 인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FILM2.0의 동의를 얻은 뒤, 출처를 밝히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