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들은 작품이 좋으면 돈과 상관없이 출연한다."
배우 정우성이 배우들의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제작자들의 지적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영화 '새드무비'(감독 권종관, 제작 아이필름)의 개봉을 앞두고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정우성은 "'새드무비' 같은 영화야말로 개런티 문제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드무비'는 4쌍의 커플의 이별을 그린 멜로영화로 8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중 정우성 임수정 차태현 염정아 등 A급 배우만 네 명이 출연한 것. 이들을 다 모아 영화를 찍는 것 자체가 뉴스인데다 온전히 개런티를 다 준다면 제작비는 일반 멜로영화의 몇배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을 비롯한 8명의 주인공들은 다른 영화에서 받는 개런티의 1/3 가량을 받고 출연했다. 이는 '새드무비'와 비슷한 형식의 영화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경우도 마찬가지. 황정민 엄정화 임창정 등 출연 배우들 역시 평소 받는 개런티의 절반 가량을 받고 출연했다.
정우성은 "배우들이 자기 욕심만 채우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참여의 의미가 있다면, 어느 정도의 인정만 좀 따라준다면 출연료와 상관없이 연기할 수 있다"면서 "내 경우에는 과거에도 '비트'가 성공한 후 차기작인 '모텔선인장'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 바 있다.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드무비'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다른 점이 있다. 제작사 아이필름이 주연배우 대부분이 소속된 싸이더스HQ의 자회사라는 점이다. 그 때문에 이들의 출연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싸이더스HQ 소속 배우 중 단 한명도 이 영화에 출연할 것을 매니저로부터 강요받은 사람이 없다. 정훈탁 사장의 경우 내게 '네가 좀 출연해줘'라고 말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회사에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소속 배우들에게 먼저 보여주는 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소속 배우들이 먼저 읽고 결정을 했을 수는 있지만 회사 일이라 출연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개런티를 둘러싼 제작자들의 불만에 대해 "배우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개런티를 챙길 영화에서는 반드시 개런티를 온전히 받을 것"이라며 "창작자는 분명 무형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스타들 개런티가 높다고 신인을 키우고 학교를 세운다고 하는 것은 배우를 소모품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무형의 가치는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것이다. 당장 한류를 보라. 상대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으면 자신도 존중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23일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하는 블록버스터 '중천'(감독 조동오, 제작 나비픽쳐스)의 촬영에 돌입하며 이 작품에서는 자신의 개런티를 온전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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