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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멜로배우 정우성vs제작자 정우성의 고민과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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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5 10:47:04

 :  관리자   
[SBS funE | 김지혜 기자] 정우성의 검지 손톱은 피멍이 들어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왜 다쳤느냐고 묻자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 제작 사나이 픽처스) 촬영이 남긴 흔적이라고 했다.

 '비트'의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이 14년 만에 재회한 '아수라'는 2016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현장 분위기에 대해 물었더니 "그야말로 아수라판이에요. 캐릭터 격전장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지나가듯 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현장의 치열함이 감지됐다.

데뷔 20년 차 배우 정우성은 여전히 뜨겁다. 예전엔 그 뜨거움이 오롯이 연기에 집중된 것이었다면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 제작 더블유 팩토리)는 제작에도 쏟았다. 자신이 만든 영화사의 창립작이었기 때문이다.

 "영화가 잘된다는 기준이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해 시작한 작품이지만, 신인 감독과 제작자의 작품이라 미숙한 부분이 있거든요. 하지만 관객들이 이 영화의 독특함과 개성을 즐겨주셨으면 해요"

'나를 잊지 말아요'는 시간과 기억에 대한 영화다. 멜로와 미스터리 구조를 결합한 드라마지만, 그 점때문에 제작자들은 손사래를 쳤다. 오래 전부터 연출과 제작에 큰 관심이 있었던 정우성은 제작사를 차렸다. 후배의 연출 데뷔를 도왔고, 동시에 제작자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완성된 영화는 정우성의 대표작 '내 머릿속의 지우개'(2004)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지만, 구성과 분위기에서 사뭇 다르다. 미덕만 갖춘 것은 아니었다. 미스터리 구조를 띠는 이 영화는 멜로라는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구조에 신경 쓰다 보니 인물의 감정이 제대로 읽히지 않은 문제점도 노출했다.

처음부터 완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감독 이윤정도 첫발이었고, 제작자 정우성도 첫발이었다. 특히 정우성은 제작자로서 넓은 그림을 보며 영화의 장,단점에 대해 폭넓게 수용하는 모습이었다. 그것은 이 배우의 또 다른 도전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이유였다.

Q. 정우성의 멜로 영화에 대한 대중의 목마름이 컸다.

A. 그러게 말이다. 나도 이렇게 기다려 왔는지 몰랐다. 아마도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멜로라는 장르가 부재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한편으론 부담이 되기도 한다.

Q. '나를 잊지 말아요'는 사랑과 기억에 대한 영화다. 둘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A. 남녀의 사생활에서 감정을 좌지우지하는 건 결국 사랑에 대한 기억이다. 어릴 때는 호기심에 서로에게 다가간다면 나이가 들어서는 상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우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상대를 좀 더 알았을 때는 서로에 대한 차이와 이해 불가로 힘들어한다. 기억의 속성도 다른데 어떤 사랑은 간직할 만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이라는 주제가 사랑 영화에 많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Q. '기억상실'이라는 코드 때문에 제2의 '내 머릿속의 지우개'를 기대하는 관객들이 있다.

A. 그 영화와 같은 감정과 공감을 요구하는 팬들에게는 '나를 잊지 말아요'는 실망감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배우의 입장에서 기억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두 영화를 제시할 수 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 대한 추억이 이 영화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 영화를 생각하고 보면 안 될 것 같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남녀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기억상실이라는 안타고니스트(악인)가 방해하는 이야기지만, '나를 잊지 말아요'는 기억에 대한 남녀의 처세술에 대한 이야기다. 그 지점이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Q. 김하늘과는 첫 호흡을 맞췄다. 왜 이제 만났나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김하늘은 어떤 배우던가?

A. 자연스러운 멋과 아름다움이 있는 여배우다. 처세의 관점에서 사람은 누구나 다 연기를 하지 않나. 여배우들은 특히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건에 놓이는데 김하늘은 꾸밈이 없더라. 그렇기에 그녀가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작품을 할 때 관객들에게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싶다.

Q. 청춘스타의 대명사였는데 어느덧 불혹이 됐다. 팬들에게는 미남스타의 단순한 잘생김이 아닌 멋으러움으로 농익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 이젠 본인의 '잘생김'에 대해 넉살좋게 인정하는 모습조차 말이다.

A. 그걸 세뇌시키는데 20년 걸렸다.(웃음) 예전엔 연기도 뭐도 불확실했지만, 이젠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였으니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어릴 때는 외형적인 평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내 외형성 특성에 어떤 것이 규정지어지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하지만 이제는 받아들일 줄 알게 됐달까.

Q. 정우성이 멜로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 건 특유의 촉촉하고 아련한 눈빛 때문인 것 같다.

A. 어릴 때는 눈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고 힘 빼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눈이 큰데다 눈동자까지 좀 큰 편이라 그런 거 같다. 내적으로는 애정결핍이 좀 있어서 그런 거 같다.

Q. 애정결핍이라니?

A. 어릴 적에 가정환경이 그리 넉넉지 못했다. 부모님도 풍성하게 사랑 표현을 하시는 분들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아르바이트한답시고 사회에 나와서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동년배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했고,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하는 연애도 많이 못 해봤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나에게 사랑 표현을 해주면 고맙고, 나도 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 것들이 멜로 연기를 하는데 알게 모르게 표출되지 않을까 싶다.

Q. 정우성에게 '사랑의 기억'이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

A. 기억은 늘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 잊고 싶은 것이 아니다. 매 순간이 나에겐 절실하고 중요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게 실패나 좌절로 기억될지언정 그런 아픔과 실패가 있었기에 성숙한 내가 됐다. 사랑의 기억에 대해 사람들은 편의적으로 편집하는데 아픈 사랑도 사랑이니까 간직해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다. 그래야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아픈 사랑도 사랑이라는 말이 가슴에 박힌다.

A.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미숙하면서도 판타지는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판타지적인 사랑과 현실의 사랑이 대립했을 때 괴로워한다. 그러나 누구나 영화 같은 사랑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 시나리오도 주변에 있는 사랑이야기를 모아서 만든 것이다. 아주 특별한 판타지가 아니지 않나.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엄청난 판타지지.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구성만 색다를 뿐 아주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다.

Q. 연예계 아니 대한민국 대표 골드 미스터인 정우성은 어떤 여자를 만날까? 늘 궁금한 대목이다. 왠지 운명론자일 것 같다.

A.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믿음은 사랑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소라고 생각한다. 만남은 운명이지만, 과정은 서로의 노력이 필요 없는 노력이어야 한다. 너무 애쓰면 사랑이 아닌 거고, 애쓰지 않는데 자연스러운 건 편안한 사랑이니까.

Q. 정우성이 꼽는 '내 인생의 멜로 영화'가 궁금하다.

A. '천장지구'(1990)가 생각난다. 터프가이의 사랑이 아니었던가. 현실 도피적인 비극의 아름다움이 충만한 영화였다. 비극적인 판타지에 빠져 있던 세대라 그런가보다. 내가 1~20대였던 시절엔 대중가요도 이별의 정서를 담은 슬픈 가사가 주였다. 마찬가지로 문학도 비극이 주류였고. 아마도 갖지 못해야 아름다운 것 같은 그런 판타지가 있었던 것 같다. 왜? 가지면 현실의 문제로 접어드니까. 현실의 사랑은 "넌 성격이 왜 이러니?", "밥은 누가 차려?" 같은 지지고 볶는 일상의 연속이지 않나.

Q. '나를 잊지 말아요'는 제작자로 참여한 첫 작품이다. 이번 작업을 통해서 어떤 것을 배웠나?

A. 제작자인 동시에 배우로도 참여했기 때문에 더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제작자들이 보통 현장에 상주하지 않는데 나는 배우다 보니 계속 있었다. 더 많은 것을 챙기게 됐고, 더 많은 문제점을 직시하게 됐다. 또 현장에서 후배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지켜보면서 선배의 역할도 명확히 알게 된 것 같다. 다른 작품을 제작할 때 내가 배우가 아닌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과정들이 내게는 큰 자산이 됐다.

Q. 동명 단편을 장편화한 경우다. 장편화 단계에서 많은 제작사들이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안다. 정확히 어떤 부문이 상업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은 건가?

A. 미스터리 요소 때문이다. 그런 게 그간 멜로 영화에 없었기 때문에 불편해했던 것 같다. 그러나 다양성 차원에서 이 영화의 개성을 지켜주고 싶었다. 한국 영화의 문제점으로 다양성에 대한 부재를 이야기하는데 그건 관객의 잘못이 아니다. 영화를 만들어서 제시하는 업자들이 충분한 도전을 하지 않아서다.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의 요구는 여전하다. 그런 욕구를 기성세대들이 해소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첫 제작 영화를 신인 감독과 함께했다. 어떻게 독려하고 이끌었나?

A. 가능성 많은 후배를 지원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투자,배급 등이 결정되고 본격적인 프로덕션에 들어가면 프로의 세계다. 그 안에서 자기의 실력이 발휘되어야 하므로 더 냉정하게 대할 수밖에 없었다. 신인 감독으로서 겪는 시행착오나 비판 등의 과정을 피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Q. 언론 시사 직후 영화에 대한 의견을 묻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수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작자로서 작품의 호불호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A. 좋다고 해서 의기양양할 필요도 없고, 안 좋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도 없다. 대중은 문화를 간직하기도 하지만 소비하는 성향이 강하다. 소비하는 자세는 편하다. 무거운 마음을 강요해서 안 된다. 문화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지하게 하는 건 창작자의 역할이다. 많이 고민하고 있다.

Q. 누군가의 첫 번째 연출작으로 제작자로서 첫발을 뗐다. 앞으로 제작자 정우성의 방향성도 궁금하다.

A. 중, 저예산의 영화를 지원할 생각이다. 한국 영화는 마이너 영화 제작 과정이 없다. 감독이나 제작을 꿈꾸면 바로 메이저 시장으로 향한다. 그러다 보면 숙련되지 않은 인력이 치열한 경쟁사회에 들어와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경우가 생긴다. 무엇보다 데뷔작이 곧 그 사람의 전부로 평가돼 두 번째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 시장이 폭넓게 조성돼야 한다고 본다. 그런 환경 아래서 영화학도들이 많은 경험을 쌓은 뒤 메이저로 넘어가는 순서여야 한다. 마이너 시장은 많은 연륜과 경험이 쌓여있는 선배들이 지원하면서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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