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편지를 쓰다보니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친구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8월에 니스, 칸, 베니스를 여행할 계획입니다. 한국에서 오기란 쉽지 않은 곳이지만 유럽에 머물면서는 다녀오지 않을 수 없는 곳인 것 같아요. 지금 이순간은 돈보다는, 가슴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주머니엔 동전이 남지만 가슴속엔
세계가 남는다는 어느 카피처럼....
얼마전 김기덕 감독님의 "나쁜남자"랑 "섬"을 보았습니다. 그분의 영화는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은 독특함과 고집이 있는 것 같아요. 작년이던가요? 영화 "괴물"이 스크린 싹쓸이 할때 그 분의 인터뷰 기사! 남들은 모두 그를 욕했을 지 모르지만 전 그때 마음으로 응원했죠.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한국 영화의 수준과 한국관객의 수준이 만났다"는 그분의 자조적인 말씀으로 비추어 볼때, 당시 영화를 만드는 한 감독으로서 나름 얼마나 처참한 기분이었으면 그랬나 하는 생각을 했었죠. 한국이란 사회는 다양성보다는 집단적 성향이 강하고, 뭐든 1등만이 최고라는 기형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로 가득하죠. 학교에서도 그렇게 교육시키고....
섬... 보고나면 스트레스 받는 영화더군요. 특히 여자입장에선 더더욱!
특유의 영상미는 눈을 사로잡지만 그 내용의 어려움과 표현의 잔혹함은, 흥행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죠. 근데 이상한 건 영화를 보고난 뒤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슬프지도 않은데 가슴이 무겁고 짠한 게... "나쁜남자" 볼때도 그랬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있어요. 그 분의 신작들 꼭 보고 싶어요. 우성님은 그분의 영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젯밤 중천을 또 보았습니다. 벌써 세번째죠. 전 판타지 무협영화를
좋아해요. 우성님의 액션연기 아주 좋아해요. 데이지에서 총격씬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하시더군요. 전 우성님이 멜로물보단 선이 굵은 남성적인 연기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우성님은 남자답게
생기셨고, 그래서인지 남성팬들도 많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중천을 세번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매번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건
주연 여배우의 어색한 연기인 것 같애요. 우성님의 연기와 조화를 잘 이루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 분 팬들한테는 죄송하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소화하기 쉽지 않은 역인 것 같아요. 연약해 보이지만 내면의
강인함이 공존해야 할 것 같은데, 순진하고 연약하기만 할 뿐...
중천을 지켜야 할 대상인데 자기 한 몸 가누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 연기의 어색함이 있어요. 같은 역이라도 어떤 여배우가 맡느냐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소화할 수 있잖아요.
눈빛이든 혹은 대사를 전하는 목소리의 톤이든 기타등등...( 근데 이순간 왜 심은하씨가 갑자기 생각나는 거죠? ㅎㅎㅎ)
혹 김태희씨의 팬분이 읽으실까봐 두렵지만 저 결코 그 분의 안티 팬
아닙니다. 영화 데뷔작이라 그러시니 앞으론 더욱 잘 하실거예요.
김태희씨도 화이팅!!!
소중한 하루 되십시오. 저도 즐거운 하루 보내겠습니다.
중국 촬영 무사히 잘 하고 오시기를 빌며...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