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잘 받아 보았어요.
오빠도 따뜻하고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날이 다시 더워졌네요. 가을이 올 듯 말 듯..
마음도 너무 덥고 답답한 하루였어요.
그래도 다 지나가겠죠.
- 음.. 여기까지 댓글을 쓰다
아무래도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
이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에 이런 대사가 나왔었어요.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질 수 있는 때를 기다리는 것 같아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든 괴롭게 하는 것이든
화가 나는 것이든 그리운 것이든
뭐 그러다 보면 어떤 날은
잊으면 안 되는 것까지도 잊은 듯이 살게 되는
그런 때요.'
저는 지금 그런 때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닌 듯 고요해 보이지만
격랑의 한가운데와 같아요.
이해할 수 있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까지도
포용하는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요.
그게 제가 지향하는 마음가짐인데.. 너무 힘드네요.
다소 추상적이라 미안해요.
음.. 저희 부모님 얘기였어요. 아빠와 관계가 좋지 못하거든요.
오빠에게 자꾸 말을 하게 되네요.
친구와 나누면 되는 이야기들을 오빠한테 하게 돼요.
오빠가 가까운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분명 있는 듯해요.
참, 앞서 언급했던 '달콤한 나의 도시'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음악과 영상, 연기, 이야기 속 소소한 에피소드 등
많은 요소들이 마음에 남았지만 특히 대사가 좋아서 이 작품을 아껴요.
생떽쥐베리의 <인간의 대지>에 등장하는 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해요.
'그들은 어딘지는 몰라도, 어떻든, 어디에든지 있어
말이 없고 잊어버려져 있지만 몹시도 충실하게 있는 것이다.'
조병화 시인의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위험 속에 산다' 라는 구절도
이 드라마를 통해 알았어요. 가끔은 정말 위로가 되는 이 말..
드라마 후반에 은수(여주인공)와 영수가 술을 마시며 나누는 대화도 굉장히 좋았고요.
영수가 그 장면 말미에 이런 말을 하거든요,
'나도 말하고 싶은 게 하나 생겼는데,
오늘 아침에 집에서 나오는데 왠지 팔이 긴 셔츠를 입고 싶었어요.
- 영수는 과거에서 비롯된 오랜 강박으로
한 여름에도 긴팔 셔츠만을 입고 다녔어요.-
근데 갑자기 은수씨 생각이 났어요.
그랬더니 역시 긴 팔은 덥겠더라구요.'
그러면서 반팔 셔츠를 입고 나온거죠.
그런 소소해 보이는 커다란 변화가 섬세하게 잘 그려져
가슴 깊이 감동을 주는 그런 드라마였답니다.^^
시간 괜찮으실 때 한 번 보세요. 정말 좋아요.^^^^
오늘의 bgm은
travis의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라는 일차원적 선곡을 남기며
이만 자러 가요.
오빠도 좋은 밤 보내세요.
제 얘기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안뇽.
^____________^
덧.
저, 기분이 괜찮아졌어요. (위를 보세요) 웃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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