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간헐적으로, 요즘은 반갑게도 자주 쓰여지는 기사들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듣고 있어요.
청룡 영화상 노미네이트 축하드려요~ 수상만큼이나 기쁜 소식이었어요! 최고 최고!!
조금 전에 귀가해 습관처럼 음악을 틀었는데
플레이 리스트 맨 위에 있던
자우림의 새로운 곡들이 계속 귓가에 맴돌아
오빠한테도, 참 좋다고 얘기해 드리고 싶어 글을 남겨요.
제가 중2 쯤이었던 무렵,
특유의 독특한 창법으로 '헤이헤이헤이'를 부르며 등장했던
김윤아씨의 첫 인상이 아직도 생생해요.
길다란 귀걸이를 양쪽 귀에 3개씩 늘어뜨리고 붉게 염색한 머리를 살짝 흩날리며
자유분방하고도 강렬하게 밴드를 마치 지휘하는 듯 보이던 그 모습.
한동안 자우림 1집을 참 많이 들었어요.
제가 김윤아씨를 좋아한다는 걸 들은 과외 선생이 자기가 아는 누나라며
다음 시험 때 수학 성적이 오르면 싸인을 받아준다고 했으나
그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니었던지 점수는 오르지 않았고ㅎㅎ
그맘때의 유행처럼 취향도 변덕이다 보니 자연스레 잊혀졌던 듯해요.
고등학교 때부터는 어느 한 축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유희열, 윤상, 조규찬, 이적 등을 좋아했고 지금도 여전하거든요.
조금 더 올라가면 유재하와 김광석, 이문세 아저씨가 있고요.
여하튼 그동안 자우림의 음악이 제게는
때때로 너무 강렬하고 차갑기도 하고 그래서 배타적인 느낌도 들고.. 그랬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우연히 듣게 된 이번 앨범이 참 편안하고 따뜻하게 와닿더라고요.
특히 트랙 후반부의 '스물 다섯, 스물 하나', 'dancing star',
'슬픔이여 이제 안녕' 등 3곡이 정말 좋네요. 노랫말이 특히 좋아요.
한참 듣다 오래 전에 김윤아씨 앨범에 일기처럼 실려있던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났어요.
20대 초반 즈음 남자친구가 먼 곳으로 떠나갔고,
알고 지내던 꽤 가까웠던 친구도 세상을 등졌다는,
너무나 이른 나이에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여러번 겪어야했던
자신의 어린 날에 대한 한스러움이 묻어나는 글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스물 다섯, 스물 하나'라는 곡이
그 시간들에 대한 반추의 결과물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그렇다면 이제는 결별이 되어가나 보다 했어요.
그런데 그 결별이란 게 사라지는 걸까요, 아님 덮어씌워지는 걸까요.
잊혀지는 것이라기보다는 또다른 시간들에 의해
다만 덮어씌워지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저는 그렇게 느끼는 때가 많은 듯해요.
강칠이도 그래서 사고 당시 엄마가 자신을 보듬어주지 않았던 기억을 끌어안고
십여년이 흐른 지금에도 지난날의 엄마를 원망했던 게 아닐까 해요.
오랜 시간이 지나고 어른의 나이가 되어도 잊혀지지 않는 것.
그런 기억이 아주 가끔씩 혹은 때때로 일상에 끼어들기도 하고요.
참, 그래서 노래가 마냥 슬프지는 않았고
저 역시도 치유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나중에 꼭 한 번 들어보세요.^^
요즘 '응답하라 1994'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혹시 오빠가 잠시라도 언급될까 기대해 보기도 해요.
정말 반가울 것 같아요.^^
늘 건강 유의하시고
곧! 좋은 일로 뵐 수 있기를 바랄게요~
파이팅.
안녕~~ (손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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