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꽤 늦은 시각인데 아직 모니터 앞에 앉아있어요.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해서 아직 한 11시 정도인 듯한 기분이 들어요.
참, 아까 집에 오는 길이 조금 무서웠어요. 비도 많이 오고 인적도 없고..
교복을 입고 저만치 앞서 가던 그 여학생은 잘 들어갔을까 싶네요.
저보다 한참 더 가는 것 같았는데..
오늘 아니 어제 저녁에는 일산에 다녀왔어요.
지금은 서울에 사는데요,
작년까지는 일산구민이었고 학교를 모두 그곳에서 다녔거든요.
몇 달만에 만난 친구들은 참.. 웃음이 났어요. 너무나 익숙한 표정과 말투.
그 중 한 친구는 작년 말에 결혼을 했고
다른 한 친구는 하반기로 예식날을 잡았다는 소식을 전해왔어요.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몇 사람은 미혼이고 당분간 전해줄 소식이 없을 것 같아요.
먼저 결혼한 친구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저와 다른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하면서도 때때로 다른 생각을 했을 수 있고..
아, 십년 전 저희 엄마 말씀이 지금도 맞아요.
저는 어떤 부분에 있어 30대에 접어든 지금도 미성숙해요.
결혼이란 게 피부로 확 와닿지 않다가 이제는 조금 따끔하는 정도랄까. 그렇거든요.
그래도 지금은 많이 달라진 건데요,
불과 1-2년 전만 해도 결혼은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어요.
저희 부모님이 사이가 원만한 모습을 보여주시지는 못했었기 때문에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가 어려웠고,
배우자 그리고 아이가 생긴다면 그들의 행복까지도
잘 가꾸어 갈 수 있도록 내가 보듬을 수 있을까 했었죠.
제 자신이 미완성이란 생각에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함께 하는 누군가와 가꾸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그런 변화가 온 건지 미스테리한데 미스테리해 할 필요가 없는 일인 듯해요.
시간이 흐르고 일상도 흐르고 저도 함께 흘러가나봐요.
문득 결혼에 대해 이토록 오랜 시간 생각하고 글로도 써본 적이 있던가 싶네요.
아, 왜 제목이 '글이 참 예뻐요'인가 하면 말이죠~ㅎㅎㅎ
메시지 게시판에 남기신 글을 읽다가 정말 예쁜 구절들을 발견했거든요.
2009년 마지막 날 쓰신 글의 두 번째 문단,
'여러분의 마음은 식지 않고 고스란히 저에게 전달되었어요.^^'
아. 전 왜 이런 마음의 표현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히히히~
그리고 마지막 즈음의 '소유'에 관한 내용도요.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소유할 줄 알아야 미래도 소유할 수 있다,
네 안의 가치를 낭비하거나 하찮게 여기지 말라'하는 부분.
사실 최근 몇 달간 저 쭈구리 같았거든요.
제 자신의 어리석음을 마주하며 많이 힘들었고,
그런 시간들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는 지금 이 글을 읽었어요.
저는 제 자신을 좀 더 사랑할 필요가 있어요.
결국 가장 오랜 시간, 영원히, 나를 아끼고 사랑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인데
그걸 참 자주 잊어요. 그래서 힘들어지는 듯해요.
글이 너무 두서없이 길었죠?
그래서 하고픈 말은, 고마운 마음이 들어서 저도 그 마음을 바로 표현하고자
글을 쓴다는 것이랍니다.
벌써 토요일 아침. 비가 그치지 않네요.
무대인사 파이팅!
지난 주말에 덕분에 행복했어요.
늘 힘내세요.^^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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