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성오빠(?)^^
예전보다 좀 더 나이를 먹으니
이제 연장자인 누군가에게 '오빠'라는 말이 좀 어색하네요.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불러도 되냐고.ㅎㅎ
지난 11월, '무릎팍 도사' 출연분을 본 이후로 이따금씩 이 곳을 찾았어요.
오빠가 좀 친근해지고 나니 인사를 하고 싶어져서
오늘은 이 공간에 조그만 글을 남겨요.^^
12월 즈음 '빠담빠담'를 봤어요.
처음에는 오빠의 연기를 보려고 선택한 드라마였는데
보다 보니 강칠이만 남았더라고요.
그 후로 이미 봤던 몇 작품과
이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출연작들을 몇 편 더 봤는데
각 캐릭터가 모두 다른 생명력을 지니고 있더군요.
놈놈놈의 도원, 호우시절의 동하, 비트의 민 등
배우보다는 작품 속 사람이 기억에 남았어요.
그래서 앞으로 하실 영화와 드라마도 많이 기다려져요.
제 취향만을 반영하여 말씀드리면
홍상수 감독님과 오빠의 조합을 꼭 한 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굉장히 궁금하고 기대돼요. 그 분이 그리는 일상에 녹아든 오빠는 어떤 모습일지,
또 어떠한 표정과 어투로 대사를 던지는 하나의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할지 말예요.
'무릎팍 도사'를 통해 어린 시절의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 진솔함에 놀랐고, 어린 아이의 영민함에 감동했어요.
'그 가난이 부모님의 가난인데...'하던 그 부분..
IMF때 아버지가 회사를 정리하신 후로 저희집도 상황이 좋지 못했어요.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었지만 제 열정과 의지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고
경제적 여건도 받쳐주지 못해 중단할 수밖에 없었죠.
올해로 서른 한 살이 되었는데도 그게 가끔은 안타깝고 속이 상할 때가 있어요.
음. 저는 어린 날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어요.
내가 이 상황을 극복해서 잘 해나가야 한다는 그런 생각.
저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자신만만하고 긍정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나약하고 현실적이지는 않았던 듯해요.
지금도 일상과 이상의 갭 사이에서 허덕이며 살고 있고요.
제가 지금 왜 이 이야기를 하는 건지,
오빠에게 결론적으로 어떤 말을 하고픈 건지 잘은 모르겠으나..
지난 시간들을 묵묵히 감내하고 지금에 이른 것에 감동받았고,
한편으로는 성찰의 기회가 되기도 했으며,
앞으로의 나날에도 행복과 기쁨의 순간들이 많이 많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건네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요즘 영화 촬영하신다고 들었어요.
기대 많이 하고 있을게요. 힘내세요.^^
내일부터 날이 다시 추워진대요.
건강 유의하세요.^^
이 글 쓰면서 오빠가 조금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재미있고 기분 좋네요.^^
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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