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계절을 거슬러 날이 바짝 추워서 움츠러 들었었는데,
어제 딸아이와 밖에 나가보니 다시 가을이 왔더군요.
아무리 봄, 가을이 없어지고 여름, 겨울이 길어졌다고 하여도
이렇게 낙엽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계절은 역시 가을.
가을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안녕하세요?
전 이번 '호우시절'을 보고 정우성씨의 팬이 된
딸아이를 하나 둔 33살의 아줌마입니다. ^^
이 야심한 시각에 그것도 이런 부끄러운 팬레터를 쓰고 있는
제 자신이 스스로도 신기하게 느껴지는군요.
허나 직업상 밤에 작업하는 일이 많아서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 글을 쓰는 것이니 이해해 주세요.
원래 허진호 감독님을 좋아했어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가슴 저리던 기억에서
봄날을 간다에서 먹먹해지는 느낌까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한참 사랑을 하고 가슴아파하고 있을 때 보았던 영화여서
더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그 후부터 시간이 나면 가끔 다시 보곤했거든요.
길게 늘어뜨리는 사람의 마음을 잘 읽어주시는 감독님이라는
생각에 이번 영화도 기대를 하고 보았습니다.
물론 영화는 대 만족이었구요,
더불어 정우성씨를 발견하게 되어 한없이 설레였습니다.
왜 잘생긴 배우 하면 정우성, 장동건..
우리나라 대표 미남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알수 없는 거부감이라고 할까요?
그냥 잘생겼기에 팬이 되진 않겠다는 ^^; 일종의 선입견?
하여간 이런게 있어서 다른 건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그리고 그 표정 하나하나에 함께 한숨짓고, 함께 가슴 저려하며
상영시간 내내 어찌나 긴장을 했는지
영화가 끝나고 난 후 두 어깨가 아플 정도 였거든요.
그 후로, 그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시간이 나는대로 영화를 다시 가서 보고, 다시 가서 보고.
이렇게 네 번이나 보게 되었네요.
볼수록 동하의 마음씀씀이가 느껴져서 따뜻해지는 기분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성씨를 알고자
10월 내내 출연하셨던 영화를 모두 보았습니다.
다른 건 구할 수 있었는데 본투킬과 모텔선인장은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어서 직접 중고시장을 뒤져가며 보았구요.
이게 제가 긴 편지를 쓰게 된 이윱니다.
너무너무 칭찬해 드리고 싶었어요.
스스로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가에 대해서.
보잘것 없고, 미미한 저의 칭찬이 뭐 그리 도움이 될까만은
점점 변화해가는 우성씨의 연기에 감동해 마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느낄수 있는 열정이라고 할까요?
그 진심이 느껴져서 더없이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 수많은 팬들중에, 연기에 감동받아 늦깎이 팬이 된 제가
아주 열렬히 응원해 드리고 싶었고, 칭찬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첫 편지가 너무 길지요? ^^
다른 친구들처럼 자주야 쓸수 있겠어요.
그래도 전 아줌만데요. 히히
다음 영화를 위해서 고생하고 계신 우성님의 건강과
그리고 만족할만한 성과를 기대하고 바래봅니다.
꾸준히 준비하고 계신 우성씨의 영화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고요.
혹시 지나가는 아줌마 역할이 필요하시면 제가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훗날, 제가 쓴 시나리오에 우성씨가 출연해 주실 그 날이 온다면..
더 없이 행복할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다시 전 작업에 들어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당신의 연기와 더불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무척이나 사랑합니다.
2009. 11.7 사랑을 꿈꾸는 동하와 같은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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